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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편 이야기/연애의 온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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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웜즈 2025. 4. 2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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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사랑, 그게 뭔데? -

 

아무 말도 못 했는데,

내 마음만 커졌다.

 

오늘따라 더,
너만 보면 심장이 시끄럽다.

 

마치 네가 내 심장 소리를 들을까 봐
고개를 숙이고 숨을 죽였다.


아무 말도 안 했는데,
내 마음이 이미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기분.

 

너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,
난 그 웃음 하나에
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른다.

 

‘이건 숨길 수가 없다.’

 

처음엔 그냥 너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.


근데 언제부턴가 좋아하는 걸 넘어서
너 없는 하루가 상상이 안 되는 순간이 왔다.

 

그런데도 너는,
내가 널 얼마나 기다리는지 모른다.


아니,
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.

 

연락 없는 너를 미워해보려 해도
막상 폰 화면에 네 이름만 떠도
미웠던 마음이 순식간에 무너진다.

 

‘네가 날 조금이라도 좋아했더라면,
이렇게 복잡하게 사랑하지 않았을 텐데.’

 

근데 웃기지.


그런 생각을 하면서도
너를 사랑하는 건 멈출 수가 없다.

 

사람들은 말한다.


"호구가 바라는 게 많다."


그래, 인정한다.


나는 네 마음 하나 얻는 게 세상에서 제일 큰 소원이다.

 

밤마다 기도한다.


‘오늘은 네가 먼저 연락했으면 좋겠다.’
‘오늘은 내가 좀 덜 아팠으면 좋겠다.’

 

그런데도 너한테는
“필요할 때 불러줘”라는 말밖에 못 한다.

 

맞아,
네가 부르면 난 뛰어간다.


뛰어서 10분이면 된다고,
멀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.

사랑이 뭔데 이렇게 바보를 만들어?


왜 널 사랑하면 할수록
나는 작아지고, 초라해지는 걸까.

 

사실 오늘 밤,
너에게 고백할까 말까
수십 번 고민했다.

 

하지만 네 앞에 서면
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,
또 장난처럼 웃어넘긴다.

 

‘내가 널 좋아하는 걸 눈치 못 챌 리 없잖아.
근데 왜 이렇게 모르는 척해?’

 

아니, 어쩌면...
나도 알아.


너는 이미 대답을 정해놨다는 걸.

 

그래서 더 말 못 하는 거다.


말해버리면 끝날까 봐.
지금처럼 필요할 때 부를 수도 없을까 봐.

 

그러니까 나는 계속
사랑이라는 이름으로,
너를 기다리고,
너에게 달려가고,
너를 미워하지 못한 채
스스로를 아프게 만든다.

 

이런 게 사랑이라면,
나는 오늘도
너를 사랑하지 않으려고 애쓰다가
결국 또 사랑하고 있다.

 

그래서 결론은 하나다.

 

“사랑, 그게 뭔데?”

 

내 맘을 이렇게 아프게 하면서도,
왜 너만 보면
여전히 설레게 만드는 거냐고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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겉으론 평온해 보여도, 속은 들끓는 온도.
혼자 사랑하고, 혼자 상처받으면서도
포기하지 못하는 사람의 체온.

설레임을 넘어서,
답답함과 그리움이 뒤섞인 뜨거움.
차라리 고백해서 끝내버리면 식을 수도 있는데,

그걸 못 하고 계속 끓고 있는 상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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